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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전혀 없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세금이 완전히 폐지된 사회는 국가라는 개념의 재정적 기반이 상실됨에 따라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치안 및 국방의 공백, 극한의 빈부격차와 함께 최종적으로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금이 전혀 없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세금이 완전히 폐지된 사회는 국가라는 개념의 재정적 기반이 상실됨에 따라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치안 및 국방의 공백, 극한의 빈부격차와 함께 최종적으로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Pieter Brueghel the Younger · Public domain · Pieter Brueghel the Younger, 'Paying the Tax (The Tax Collector)' oil on panel, 1620-1640. USC Fisher Museum of Art.jpg
1. 세금이 전혀 없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세금이 완전히 폐지된 사회는 국가라는 개념의 재정적 기반이 상실됨에 따라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치안 및 국방의 공백, 극한의 빈부격차와 함께 최종적으로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1 개요
조세(Taxation)는 현대 국가가 성립하고 유지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재원이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는 아브라함 링컨의 유명한 말처럼, 세금은 인류 문명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1]해당 문언은 벤저민 프랭클린이 1789년 프랑스 과학자 장바티스트 르 르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남긴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링컨의 발언으로 잘못 인용되는 대표적인 명언이다.
만약 어떠한 이유로든 세금이 0%가 되거나 완전히 폐지된다면, 단기적으로는 개인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여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및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공공재 공급의 중단과 국가 기능의 마비로 인해 우리가 흔히 '사회'라고 부르는 공존의 틀 자체가 붕괴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귀결된다.
이 문서에서는 세금 부과가 전면 중단되었을 때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날 변화와 파급 효과를 다룬다.
1.2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의 붕괴
세금이 사라지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교량, 항만,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를 유지보수할 재원을 잃게 된다. 초반에는 기존에 지어둔 시설을 이용하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된 도로가 파손되고 교량이 방치되면서 물류망이 마비된다.
수도, 전기, 가스, 쓰레기 수거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의 국영·공영 운용도 불가능해진다. 이 모든 서비스는 전면 민영화될 수밖에 없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골이나 오지 지역은 공급 자체가 끊기게 된다. 도시 지역 역시 서비스 이용료가 폭등하여 기본적인 생존 자원을 구매하지 못하는 인구가 급증하게 된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 역시 완전히 소멸한다. 무상교육과 의무교육 제도가 사라져 오직 자산가 계층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며, 공공보건 및 건강보험 체계의 와해로 전염병 통제나 기본적 의료 혜택 제공이 불가능해진다.
1.3 치안, 국방, 사법 시스템의 민영화와 무정부 상태
국가의 본질적 기능인 치안 유지와 국방 역시 세금으로 운영된다. 경찰과 군대에 봉급을 줄 수 없게 되면, 국가 공권력은 순식간에 해체된다.
경찰이 사라진 자리는 사설 경비 업체나 민간 자율방범대가 대체하게 된다.[2]https://www.loc.gov/item/2020683884 — 실제로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는 국가 공권력의 한계로 인해 핑커톤 사설 탐정 사무소와 같은 민간 경비 업체가 사실상 경찰과 군대의 역할을 대체했다. 이는 자본의 유무에 따라 안전을 구매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부유층 구역은 첨단 무기로 무장한 사설 경비원들이 철저히 지키는 반면, 서민 및 빈곤층 거주 지역은 범죄의 무법지대로 전락한다. 사설 경비 업체 간의 이권 다툼이 武力 충돌로 이어져 사설 군벌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법부의 해체로 법률에 의한 분쟁 해결이 불가능해지며,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사적 제재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 외부 침략에 대응할 국방력 또한 소멸하므로, 해외 강대국이나 군사 조직의 침략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1.4 경제적 혼란과 빈부격차의 극단화
세금이 없으면 정부가 발행하는 법정 통화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세금은 국가가 자국 통화의 수요를 강제로 창출하는 수단이기도 한데, 세납 의무가 사라지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의 가치가 폭락하고 달러나 금, 혹은 암호화폐 같은 대체 자산이 거래를 지배하게 된다.[3]https://www.bankofengland.co.uk/quarterly-bulletin/2014/q1/money-creation-in-the-modern-economy — 현대 화폐 이론(MMT) 등에 따르면 법정 통화의 가치는 해당 통화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국가적 강제력에서 발생한다.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빈부격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벌어진다. 누진세, 상속세, 복지 지출이 모두 사라진 세상에서는 부의 세습과 집중이 무제한으로 일어난다. 자본을 가진 자는 인프라를 소유하고 사설 경찰을 고용하여 부를 무한히 증식시키는 반면, 하위 계층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도 없이 극단적인 빈곤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정부의 경기 조절 기능이 사라져 심각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발생 시 이를 중재할 주체가 없어지며, 시장의 자정 작용에만 의존하다가 경제 시스템 자체가 대공황에 빠지게 된다.
1.5 대안적 재원 조달 시도의 한계
세금을 거두지 않는 대신 정부가 다른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으나, 모두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국유 재산이나 매장 자원을 매각하여 운영하는 방식은 자원이 고갈되면 즉시 파산한다. 화폐를 무제한으로 찍어내어 정부 지출을 충당하는 방식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초래하여 화폐 경제 자체를 멸망시킨다. 도로 통행료, 경찰 출동비 등 사용료 기반(User-pays) 제도를 극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있으나, 이는 이름만 바꾼 세금이거나 공공서비스를 민간 시장에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기부금이나 자발적 펀딩에 국가 운영을 맡기는 안이 제안되기도 하지만, 무임승차 문제로 인해 국가 수준의 재원을 지속해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1.6 결론
세금이 전혀 없는 사회는 세금 부담이 없다는 일시적인 착시를 제공할 뿐, 실제로는 개인이 지불해야 할 사적 비용을 폭등시킨다. 세금으로 제공되던 공공재와 사회 안전망의 부재는 사회 구성원 다수의 삶의 질을 원시 시대 수준으로 퇴보시킨다.
결과적으로 '세금 없는 사회'는 조세 저항이 낳은 이상향이 아니라, 국가라는 울타리가 해체되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는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확률이 매우 높다.


2. 여담
2.1 민영화의 극단화와 민간 국가(Private State)의 등장
세금이 사라지면 도로, 소방, 경찰, 치안 등 기존의 공공재가 모두 민영화된다.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핑커톤 탐정 사무소'나 현대의 사설 경비 업체가 공권력을 대체하게 되며, 소방 서비스 역시 민간 소방 회사와의 사전 계약 여부에 따라 불을 꺼주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19세기 고대 로마의 거두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는 불이 난 집의 소유주에게 건물을 싼값에 매각할 것을 강요한 뒤에야 자체 소방대를 투입하여 불을 끄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4]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Marcus-Licinius-Crassus — 로마 최고의 부호였던 크라수스는 500여 명의 노예로 구성된 자체 소방대를 이끌고 불이 난 건물주에게 접근해 터무니없이 싼값에 매각 계약을 맺은 후에야 진화 작업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집어삼켰다. 세금이 없는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극단적인 수익 창출형 공공 서비스 모델이 부활하게 된다.
2.2 신종 신분제로서의 '사용료(User Fee) 인플레이션'
직접세와 간접세는 사라지지만, 이를 대체할 각종 '사용료'와 '통행료'가 폭증하여 사실상 조세보다 더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집 앞 골목길부터 도로마다 소유주가 달라져 걸어 다니는 것조차 통행료가 부과되며, 하수도 사용료, 공기 정화 비용 등 기존에는 무상으로 누리던 환경에 비용이 책정된다. 이로 인해 부유층은 전용 인프라를 통해 쾌적한 삶을 누리는 반면, 저소득층은 이동의 자유조차 제한받는 '경제적 신분제'가 고착화된다.
2.3 암호화폐와 비공식 자율 사회의 득세
정부의 재정이 고갈되어 중앙집권적 통화 발행 및 관리 기능이 마비된다. 그 결과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나 금, 은 등의 실물 자산이 정식 통화의 자리를 대체한다. 국가라는 거대 규제 기관이 사라짐에 따라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기반의 자율화된 민간 공동체가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며, 법적 분쟁 역시 국가 재판소가 아닌 민간 중재 기관이나 블록체인 기반의 다중 서명 투표로 해결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2.4 '기여금 정치'와 기업의 국가화
세금이라는 강제성 수입이 없는 정부(혹은 이에 준하는 관리 집단)는 순수하게 대기업과 거대 자본가의 '자발적 기여금(도네이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발언권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사실상 최고액 기여자인 다국적 기업이 입법과 사법 권력을 통제하는 '기업 국가(Corporate Nation)' 형태로 변모한다. 영화 《로보캅》의 OCP 사나 《사이버펑크 2077》의 아라사카처럼 기업이 도시 전체의 생사여탈권을 쥐는 디스토피아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2.5 기초과학의 폐사와 기술 발전의 정체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기초과학 연구, 우주 탐사, 장기적 환경 보존 프로젝트 등은 민간 자본의 투자 순위에서 완전히 밀려난다. 응용과학이나 당장 돈이 되는 상업적 기술(예: 유흥, 군사, 소비재)은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으나,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순수 학문과 융합 연구는 폐사하게 된다. 국가 주도의 아폴로 계획이나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의 대형 하드론 충돌기(LHC)와 같은 인류 공동의 거대 프로젝트는 세금이 없는 사회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5]https://www.nasa.gov/history/apollo-program — 아폴로 계획에는 당시 미국 연방 정부 예산의 약 4%에 달하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었으며, 이는 순수 민간 자본이나 시장 논리로는 조달하기 어려운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