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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은 가이낙스에서 제작하고 안노 히데아키가 감독을 맡아 1995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SF 애니메이션 미디어 믹스 시리즈이다.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은 가이낙스에서 제작하고 안노 히데아키가 감독을 맡아 1995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SF 애니메이션 미디어 믹스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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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은 가이낙스에서 제작하고 안노 히데아키가 감독을 맡아 1995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SF 애니메이션 미디어 믹스 시리즈이다.
1.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 시리즈
1.1 개요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서브컬처 문화 전체의 판도를 바꾼 전설적인 대작이자 1990년대 일본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적 신드롬이다.[1]https://www.japan-academy-prize.jp/prizes — 1995년 방영 당시 애니메이션 잡지와 서브컬처계는 물론 일간지와 사회 비평지까지 도배하며 이른바 '에바 현상'이라는 사회학적 용어를 탄생시켰다. 거대 로봇물의 외형을 취하고 있으나 종말론적 세계관, 심오한 종교적·철학적 상징,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극단적인 심리 묘사를 결합하여 고유의 장르를 구축했다. 흔히 《전설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이후 가이낙스의 역량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방영 당시 일본 사회에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거대 괴수인 '사도'의 침공에 맞서 인류가 개발한 붉은 피가 흐르는 범용 인간형 결전병기 에반게리온과 이를 조종하는 14세 소년·소녀들의 잔혹한 운명을 다루고 있다.
1.2 세계관 및 설정
작품의 배경은 '퍼스트 임팩트'와 2000년에 발생한 대재앙 '세컨드 임팩트'로 인해 인류 절반이 증발하고 지각 변동이 일어난 황폐해진 지구이다. 2015년, 정체불명의 생명체 '사도'가 요새도시 요새도시 제3신시가지로 내습하자, 인류는 이들에 맞서기 위해 특무기관 네르프(NERV)가 건조한 병기 에반게리온을 투입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하게 은폐된 비밀과 복잡한 설정이다. 에반게리온은 단순한 로봇이 아닌 아담 혹은 리리스라는 신적 존재의 복제이자 생물학적 거인이며, 사도 역시 인류의 또 다른 가능성에 해당한다. 구약성경과 유대교 신비주의인 카발라의 '세피로트의 나무', '사해문서' 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빌려와 세계관의 기저에 깔아두었기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과 분석을 유발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1.3 미디어 믹스 및 전개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크게 TV 애니메이션 중심의 구작 시리즈와 이를 재해석하여 새로 제작한 신극장판 시리즈로 나뉜다.
구작 시리즈의 중심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총 26화로 방영되었다. 방영 후반부로 갈수록 예산 부족과 감독의 심리 상태가 반영되어 난해하고 전위적인 연출을 선보였으며, 특히 25화와 26화의 심리 치료 기법 같은 결말은 큰 논란을 낳았다. 이에 완결편이자 진정한 결말을 담은 극장판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Air/진심을, 너에게》(EOE)가 개봉하여 비극적이고 묵시록적인 연출로 구작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2007년부터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설립한 스튜디오 카라를 통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4부작이 차례로 개봉했다.[2]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2006년 가이낙스를 퇴사하고 스튜디오 카라를 설립하여 신극장판 제작을 직접 주도했다. 《서》, 《파》, 《큐(Q)》, 그리고 완결편인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으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기존 구작의 틀을 깨부수고 완전히 새로운 결말과 메시지를 전달하며 25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1.4 주요 등장인물
- 이카리 신지: 본작의 주인공으로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타자.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와 극심한 타인공포증을 안고 있어 '타인의 타인' 사이에서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인물이다.
- 아야나미 레이: 에반게리온 0호기의 타자. 감정이 거의 결여되어 있으며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감청색 머리의 소녀로, 이야기 전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 소류 아스카 랑글레이 / 식이 나미 아스카 랑글레이: 에반게리온 2호기의 타자. 프라이드가 매우 강하고 천재적인 조종 실력을 자랑하지만, 내면에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강박과 결핍을 숨기고 있다.
- 카츠라기 미사토: 네르프 작전부 과장이자 신지와 아스카의 보호자 역할을 맡는 인물. 어른스러운 척하지만 자신 역시 세컨드 임팩트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
- 이카리 게엔도: 네르프의 총사령관이자 신지의 아버지. 죽은 아내 아야나미 유이를 되살리기 위해 인류보완계획을 추진하는 냉혹한 야심가이다.
- 나기사 카오루: 신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소년이자 사도. 신지에게 unconditional한 애정을 보여주며 그에게 깊은 영향을 준다.
1.5 영향력 및 평가
에반게리온은 단순한 상업적 성공을 넘어 '3차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키며 일본 서브컬처의 패러다임을 바꾼 작품으로 꼽힌다. 기존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였으며, 오타쿠 문화가 일본 대중문화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캐릭터 디자인 부문에서도 아야나미 레이로 대표되는 '쿨뷰티' 및 '무감정 계열' 캐릭터, 아스카로 대표되는 '츤데레' 속성을 정립하여 후대 미소녀 캐릭터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3]무표정한 아야나미 레이는 일본 캐릭터 역사상 무감정·붕대 속성의 기준점이 되었으며, 아스카는 현대 '츤데레' 용어 확립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작품 내적으로는 로봇물에 심리학과 정신분석학, 종교적 신화성을 결합하여 대중 매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는다. 동시에 오타쿠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가상 세계에 몰입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졌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수많은 아포칼립스물, 세카이계 작품들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에반게리온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작품 속 거대 병기
에반게리온은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류가 사도에 맞서기 위해 건조한 汎용인간형결전병기(汎用人型決戰兵器)이다.
2.1 개요
외형상 마크로스나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타 거대 로봇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상은 금속제 로봇이 아니며 제1사도 아담 혹은 제2사도 리리스를 복제하여 만든 거대한 생명체에 기계장치와 장갑판을 씌운 생체 병기이다. 표면을 덮고 있는 장갑은 기체를 보호하는 방어구라기보다는 생명체로서의 에반게리온을 구속하고 통제하기 위한 구속구의 역할을 겸한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적 '사도'의 강력한 A.T. 필드를 무력화하고 타격할 수 있는 인류 유일의 전력이다.
2.2 신체적 및 기술적 특징
기본적으로 인간과 흡사한 형상을 하고 있으나 몸통이 기형적으로 가늘고 팔다리가 매우 길다. 무지막지한 거구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수준의 융통성과 유연성, 민첩성을 보이며 폭주 시에는 기괴할 정도로 동물적인 운동 능력을 선보인다.
에반게리온의 작동에는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모되며, 이로 인해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엄빌리컬 케이블을 후배위에 연결하여 운용한다.[4]유선 전원 케이블이 거대 병기의 척추 부위에 꽂히는 연출은 탯줄(Umbilical Cord)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생체학적 장치다. 케이블이 분리되거나 끊어질 경우 기체 내부의 예비 배터리로만 작동해야 하며, 이 상태에서의 활동 한계 시간은 통상 1분, 최대 5분에 불과하다.
방어면에서는 사도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A.T. 필드를 전개할 수 있어 웬만한 인류의 현용 병기 공격을 완전히 무력화한다. 무장으로는 프로그레시브 나이프를 비롯해 파렛트 라이플, 포지트론 라이플 등 인간의 병기를 거대화한 형태의 무기들을 주력으로 사용한다.
2.3 조종 시스템 및 동력원
에반게리온의 조종석 역할을 하는 원통형 캡슐인 '엔트리 플러그'에 탑승자가 위치하며, 탑승자의 뇌파와 기체 시스템을 동기화하여 제어한다. 동기화 수준을 나타내는 '싱크로율'이 높을수록 기체를 더욱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기체가 입는 손상과 통증이 조종사에게도 그대로 피드백된다는 치명적인 위험을 동반한다.
조종사는 L.C.L이라 불리는 특수한 주황색 유체로 채워진 엔트리 플러그 내부에서 호흡한다. 이 액체는 폐에 직접 산소를 공급하고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을 완화하며 조종사와 기체 간의 신경 접속을 매개한다.
본래 에반게리온은 사도와 달리 영구적인 동력원인 'S2 기관'이 없어 케이블에 의존하지만, 특정 계기를 통해 사도의 S2 기관을 흡수함으로써 무제한적인 활동 능력을 얻기도 한다.
2.4 비밀과 본질
병기라는 명목으로 제조되었으나 실상은 인류보완계획이라는 인류 개조 및 진화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한 핵심 도구이다. 단순한 복제 생명체를 넘어 그 내부에는 조종사와 싱크로하기 위한 '인간의 영혼'이 이식되어 있다. 기체마다 정착되어 있는 영혼의 주체는 서로 다르며, 이 영혼의 존재가 조종사와의 동기화 여부를 결정짓는다.
위기 상황이나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기체가 통제를 벗어나 야성적으로 변하는 '폭주' 상태에 돌입한다. 폭주 시에는 구속구를 자력으로 해제하거나 괴성을 지르며 사도를 자력으로 도륙하고 심지어 사도의 육체를 포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등 잔혹하고 괴기스러운 본성을 드러낸다.


3. 여담
3.1 기독교 상징성의 연출적 의도성 미흡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십자가 형상의 폭발, 사도(Angel), 사해문서, 아담과 하와 등의 기독교 및 유대교 카발라적 요소들은 깊은 신학적 복선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멋있어 보인다'는 시각적 이유가 지대하게 작용했다. 감독 안노 히데아키를 비롯한 제작진은 서구권 시청자들에게 신비롭고 낯선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비서구권 기호학으로서 기독교적 상징을 채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훗날 부감독 츠루마키 카즈야는 해외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유럽에 이렇게까지 파장을 일으킬 줄 알았다면 기독교적 상징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요소들에 거창한 종교적 철학이 담긴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5]츠루마키 카즈야 부감독은 연출에 기독교 상징을 넣은 이유에 대해 단지 서구권 기호가 일본 시청자들에게 신비롭고 멋져 보였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3.2 연출진의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과의 깊은 연관성
본작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었으며, 이는 작품 인선과 연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카츠라기 미사토 역의 성우 미츠이시 코토노는 세일러 문의 주인공 '츠키노 우사기'와 동일인이며, 미사토의 사생활 모습 및 헤어 스타일 등은 우사기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6]https://www.khara.co.jp — 미츠이시 코토노 성우는 실제 녹음 현장에서 미사토의 기복 심한 감정을 연기할 때 세일러 문 연기의 톤앤매너를 일부 활용했음을 밝힌 바 있다. 또한 3호기 탑승자인 스즈하라 토우지의 성우는 '세일러 쥬피터'의 성우인 시노하라 에미가 맡을 뻔했으나 무산되었고, 신극장판의 신캐릭터 아야나미 레이의 모티브 중 하나 역시 '세일러 자턴(토모에 호타루)'으로 알려져 있다.
3.3 에반게리온 생체 병기 설정의 기원
거대 로봇물로 위장했으나 실상은 '인간형 생체 병기'라는 에반게리온의 정체성은 울트라 시리즈의 괴수와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의 소설 《화성의 공주》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공 생명체 개념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외장 장갑이 로봇의 겉껍데기가 아니라 에반게리온 본래의 힘을 제어하기 위한 '구속구(Restraints)'라는 설정은 당대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완전히 비틀어버린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3.4 신세기 에반게리온 25·26화의 제작비 고갈설과 진상
TVA 최종화인 25화와 26화가 캐릭터들의 내면 심리 묘사와 콘티 수준의 연출, 실사 컷 등으로 채워진 것에 대해 오랫동안 '제작비 고갈설'과 '스케줄 붕괴설'이 정설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단순한 자금 부족보다는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정신적 슬럼프와 기획 변경이 주원인이었다. 원래 구상했던 정통파 엔딩을 제작하기엔 일정과 감독의 멘탈리티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기에, 극단적인 전위 예술적 연출로 선회한 것이다. 이 찜찜한 마무리가 결과적으로 팬들의 폭발적인 논쟁을 유발하였고, 훗날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제작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3.5 미사토의 차량 짓수바루 알시절(SVX)과 한정판 아홉수
카츠라기 미사토의 애마로 등장하는 분홍색 스포츠카는 스바루의 '알시절(Alcyone) SVX' 모델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개조 버전이다.[7]미사토가 타는 차량은 스바루가 1991년에 출시한 스포츠 쿠페 알시요네 SVX로, 작중에서는 오른쪽 핸들을 왼쪽 핸들로 개조하고 전기차 사양으로 설정했다. 실제로 제작진은 세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해당 차량을 직접 취재하여 엔진음과 인테리어를 묘사했다. 재미있는 점은 작중 배경이 2015년임에도 1990년대 초반에 생산된 올드카를 배치함으로써, 대재앙(서드 임팩트 이전) 이후 문명이 정체되었음을 암시하는 미장센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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