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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장마는 여름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집중호우성 비 내림 현상을 의미한다.

장마
장마는 여름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집중호우성 비 내림 현상을 의미한다.
w:user:PlaneMad · CC BY-SA 3.0 · Monsoon clouds near Nagercoil.jpg
장마는 여름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집중호우성 비 내림 현상을 의미한다.
1. 개요
동아시아 여름 몬순(Monsoon) 시스템의 핵심이자 대한민국 여름철 날씨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기상 현상이다. 기상학적으로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기권의 거대한 기상 세력들이 한반도 부근에서 충돌하며 형성을 이루는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시작되어 7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종료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 기후변화의 여파로 인해 전형적인 양상이 크게 무너지고 있는 추세이다. '장'은 긴(長)을, '마'는 물 또는 비를 뜻하는 고어로, 말 그대로 '길게 이어지는 비'라는 직관적인 명칭을 가지고 있다.[1]'마'가 비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고어라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현대 국어학계에서는 '장(長)'에 비나 물을 뜻하는 고어 '마'가 결합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단순한 민간 어원설로 보기도 한다.
2. 발생 원인 및 메커니즘
장마의 주된 원인은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라는 두 거대 기단의 대립이다. 초여름이 되면 차갑고 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남하하고, 뜨겁고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세력을 확장하며 북상한다. 이 두 기단이 한반도 상공에서 만나게 되면 세력 균형을 이루며 수평으로 길게 늘어선 정체전선을 형성한다.
여기에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온난 다습한 적도 기단이나 인도양 몬순의 수증기까지 지속적으로 공급되면서 전선 부근에서 매우 강한 대기 불안정이 발생한다. 성질이 완전히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에 전선이 쉽게 이동하지 않고 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며, 이로 인해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비가 내렸다 그쳤기를 반복하는 장마철 특유의 날씨가 연출된다.
3. 진행 과정 및 특성
일반적으로 장마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먼저 시작되어 점차 중부 지방으로 북상하는 패턴을 보인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반대로 북쪽의 찬 공기 세력이 강해지면 다시 남하하는 왕복 운동을 되풀이한다.
과거의 장마는 가랑비나 중소규모의 비가 며칠 동안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른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불리는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는 스콜 형태의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한다. 전선 전체에서 비가 내리기보다는 수증기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통로(선상 강수대)를 따라 좁은 구역에 막대한 양의 비를 퍼붓는 것이 현대 장마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4. 종료 및 영향
7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여 한반도 전체를 완전히 덮게 되면 장마전선은 만주나 시베리아 부근으로 밀려 올라가며 장마가 종료된다. 장마가 끝난 직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시작된다.
장마는 한반도 연간 강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동시에 산사태, 도시 침수, 농경지 유실 등 매년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동반하는 기상 재해이기도 하다. 높고 습한 기온이 지속되기 때문에 식중독 발생 위험이 급증하고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5. 기후변화와 장마의 변질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상승과 대기 불안정성 증대로 인해 기존의 학술적 장마 정의가 무색해지고 있다. 장마철이 끝난 8월 이후에도 정체전선이 다시 형성되어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2차 장마'나 '가을장마' 현상이 빈번하게 관측된다.
기상청에서도 장마의 시작과 끝을 명확히 구획하는 기존의 통계 방식이 현대의 복잡한 강수 양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정체전선에 의한 비만을 장마로 규정하기보다는, 여름철 전체 강수 시스템의 변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 여담
6.1 '장마'라는 어원의 유래와 역사적 변천
'장마'의 어원은 '길다'를 의미하는 한자어 '장(長)'과 물을 의미하는 고어인 '마'의 합성어인 '장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16세기 문헌인 《훈몽자회》에는 '댏마'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 '댱마'를 거쳐 현대의 '장마'로 정착했다.[2]1527년 최세진이 지은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 상권 '천문' 편에는 비 우(雨) 자의 훈으로 '댏마'가 기록되어 있으며, 이 '댏마'가 댱마를 거쳐 현대의 장마로 변화하였다. 조선시대에는 한자어로 '림우(霖雨)' 또는 '구우(久雨)'로 지칭하기도 했다. 참고로 '마'가 물을 뜻한다는 근거로 '하마(물에 사는 말)', '마하(물)' 등의 고어가 제시되기도 한다.[3]'하마'는 물을 뜻하는 고어 '하'와 말이 결합한 순우리말 고어로 섭라(하마) 등의 문헌 기록에 등장하며, 백제어 등 고대 한반도 방언에서 물을 '마'나 '아' 계열로 불렀다는 설의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6.2 '마른장마'의 과학적 메커니즘과 기상학적 착시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지 않거나 강수량이 적은 현상을 '마른장마'라고 부른다. 이는 장마전선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한반도 부근의 기압계 배치 문제로 장마전선이 한반도 상공으로 북상하지 못하고 남해상이나 만주 일대에 머물기 때문에 발생한다. 장마전선 자체는 멀쩡히 존재하지만, 한반도 본토에는 비를 내리지 않아 대기 건조가 지속되는 기상학적 기형 현상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압계 변동으로 마른장마의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6.3 장마전선의 이동과 '야행성 폭우' 현상
최근 장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밤사이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의 증가다. 야간에는 지표면이 식으면서 대기 하층의 개다리와 같은 하층 제트(Low-Level Jet)가 강화되는데, 이 제트기류가 남쪽의 온난 다습한 수증기를 장마전선으로 폭발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낮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밤만 되면 게릴라성 호우로 변모하여 예측과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6.4 한반도 장마와 안데스산맥의 연관성
지구 기상 시스템의 거대한 연결성으로 인해, 남미 안데스산맥의 지형적 조건이 한반도 장마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4]https://www.nature.com — 기상학계에서는 지구 대기 파동(Rossby wave)의 대권항로 전파 메커니즘을 통해 안데스산맥과 같은 대형 지형이 북반구 중위도 대기 순환과 동아시아 여름 몬순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학술 논문 등을 통해 입증해 왔다. 안데스산맥이 태평양의 대기 파동을 반사·변형시키고, 이 파동이 동아시아 대기 순환에까지 전달되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구 반대편의 산맥 높이와 지형이 한반도 장마전선의 위치와 세력을 결정짓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하는 셈이다.
6.5 장마 이후의 '제2장마(가을장마)'
공식적인 장마 기간은 보통 7월 중하순에 끝나지만,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다시 한번 장마와 유사한 집우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기상학적으로 '제2장마' 또는 '가을장마'라 한다. 이는 여름철 한반도를 지배하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북쪽의 찬 공기(오호츠크해 고기압 또는 시베리아 기공)와 다시 충돌하여 장마전선이 재형성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여름철 본 장마보다 가을장마 때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국지성 기후 변화가 자주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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