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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약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당시 지구의 지배적인 생물군이었던 비조류 공룡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 원인과 그 학설들을 다루는 문서이다.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약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당시 지구의 지배적인 생물군이었던 비조류 공룡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 원인과 그 학설들을 다루는 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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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약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당시 지구의 지배적인 생물군이었던 비조류 공룡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 원인과 그 학설들을 다루는 문서이다.
1.1 개요
지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멸종 사건이자, 수많은 과학자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온 의문이다. 정확히는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s)'의 멸종을 의미한다. 현대 생물학 및 Paleontology(고생물학) 관점에서 공룡의 일파인 조류(새)는 살아남았으므로 '공룡이 완전히 멸종했다'는 말은 엄밀히 틀린 표현이지만, 관습적으로 조류를 제외한 거대 파충류 형태의 공룡들이 사라진 현상을 '공룡 멸종'이라 부른다. 약 6,600만 년 전 백악기와 Paleogene(고제3기)의 경계인 K-Pg 경계에서 발생했으며, 이때 공룡뿐만 아니라 익룡, 수장룡, 암모나이트 등 전 지구 생물 종의 약 75%가 함께 사라졌다.
1.2 운석 충돌설 (알바레스 가설)
현재 과학계에서 가장 유력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이다. 1980년 물리학자 루이스 알바레스와 그의 아들인 지질학자 월터 알바레스 연구진이 제시했다.[1]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208.4448.1095 — 알바레스 부자는 지층 속 이리듐 농도를 측정하여 운석 충돌설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전 세계의 K-Pg 경계층 지층에서 지각에는 희귀하고 운석에 풍부한 이리듐(Ir) 성분이 기이할 정도로 높게検出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대형 소행성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가설은 1990년대 멕시코 유카탄반도에서 지름 약 180km에 달하는 '칙술루브 크레이터(Chicxulub crater)'가 발견되면서 확실한 증거를 얻게 되었다. 약 10~15km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에너지의 위력은 수억 개의 수소폭탄이 동시에 터진 것과 맞먹었다. 충돌 직후 엄청난 지진과 해일, 화재가 발생했으나,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찾아온 '충돌의 겨울'이었다.
대기 중으로 치솟은 엄청난 양의 먼지와 황산염 에어로졸이 햇빛을 차단하면서 지구 전역의 기온이 급강하했고, 광합성이 불가능해진 식물과 식물성 플랑크톤이 맞아죽으면서 먹이사슬의 기초가 무너졌다. 이로 인해 식물식 공룡과 이를 잡아먹던 거대 고기식 공룡들이 연쇄적으로 기아를 견디지 못하고 멸종에 이르게 되었다는 시나리오다.
1.3 대규모 화산 분화설 (데칸 트랩)
운석 충돌과 함께 주요 원인으로 꼽히거나, 적어도 멸종을 가속화한 공범으로 지목되는 가설이다. 백악기 말 현재의 인도 대륙에 위치한 '데칸 트랩(Decan Traps)' 지역에서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난 초거대 규모의 화산 폭발을 원인으로 본다.
이 시기 분출된 용암의 양은 수백만 ㎢를 덮을 정도로 막대했으며, 이때 방출된 유독가스와 이산화탄소, 이산화황이 지구 환경을 극도로 악화시켰다. 초기에는 화산재가 햇빛을 가려 기온이 떨어지는 '화산의 겨울'이 찾아왔고, 이후 이산화탄소로 인한 극심한 온난화와 산성비가 교대로 지구를 기습했다. 이러한 급격한 기후 변화가 공룡들의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번식을 방해하여 개체 수를 지속적으로 감소시켰다는 주장이다.
1.4 복합적 요인 설 및 기타 학설
현대 고생물학계에서는 단 하나의 원인보다는 여러 악재가 동시에 혹은 연속적으로 터진 '복합적 요인'에 무게를 두는 추세다. 운석 충돌 이전부터 데칸 트랩의 화산 활동과 해수면 저하 등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가 이미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여기에 결정타로 대형 소행성이 떨어지면서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했다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과거에는 알 도둑 포유류의 증가, 운석 충돌로 인한 암 질환 유발, 변비설, 초식공룡의 유독성 식물 섭취설 등 온갖 독특한 가설들이 제시되었으나, 근거가 부족하거나 과학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해프닝으로 끝났다.[2]초식 공룡이 변비나 유독성 식물 섭취로 멸종했다는 가설도 한때 진지하게 논의된 바 있다.
1.5 멸종 이후의 영향
공룡의 멸종은 지구 생태계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중생대 내내 공룡의 그늘에 가려져 밤하늘을 전전하거나 쥐만 한 크기를 유지해야 했던 초기 포유류가 마침내 주인 잃은 생태적 지위(Niche)를 급속도로 차지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공룡의 비극적인 멸종은 포유류의 대대적인 번영과 다양화를 가능하게 했으며, 훗날 인류가 등장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준 사건이 되었다.
1.6 여담
1.6.1 운석 충돌 위치의 악마적 확률
공룡을 멸종시킨 칙술루브 운석이 지구에 떨어진 지점은 그야말로 최악의 타이밍과 장소였다. 연구에 따르면 이 운석이 지구의 황산염과 유기물이 풍부한 해안가(현재의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질 확률은 단 13%에 불과했다.[3]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17-15083-9 — 해당 연구는 운석이 암석 지대에 떨어져 성층권으로 엄청난 양의 황산염을 분출시켰을 확률을 분석한 결과다. 만약 운석이 몇 분 일찍 혹은 늦게 도착해 암석 지대가 아닌 깊은 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졌다면, 대기로 분출된 성층권 수증기와 재의 양이 현저히 적어 공룡은 멸종을 면하고 인류와 동시대에 생존했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지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억까'인 셈.
1.6.2 소형 수각류의 생존과 조류의 탄생
공룡이 '완전 멸종'했다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일부 공룡은 대멸종의 칼날을 피하고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바로 조류(새)다. 멸종 당시 체중 1kg 미만의 소형 비행 수각류 공룡들은 잡식성이거나 씨앗 등을 먹을 수 있어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도 생존율이 높았다. 생물학적으로 현대의 비둘기, 참새, 심지어 치킨마저도 엄연한 '살아있는 수각류 공룡'에 해당한다.[4]계통분류학상 조류는 수각류 공룡에 포함되므로 닭튀김을 먹는 것은 공룡 고기를 먹는 셈이다. 즉, 인간은 매일 공룡 고기를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1.6.3 멸종 전야의 지구 생태계 약화론
운석 충돌 단 한 방으로 공룡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운석이 떨어지기 전인 백악기 말기, 이미 인도 대륙의 데칸 트랩(Deccan Traps) 화산 폭발로 인해 지구 기온이 요동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식물군이 감소하면서 초식 공룡의 종 다양성이 급감했고, 생태계 먹이사슬의 허리가 부실해진 상태였다. 즉, 공룡 생태계는 이미 실시간으로 '딸피'가 되어가고 있었으며, 칙술루브 운석은 그저 그 막타를 쳤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1.6.4 충돌 직후 24시간의 지옥도
운석 충돌 직후 발생한 에너지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약 100억 배에 달했다. 충돌 지점 주변의 공룡들은 충격파를 느끼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증발했다. 더 기괴한 것은 충돌 여파로 우주 공간까지 튕겨 나갔던 암석 파편들이 몇 시간 뒤 지구 전역으로 다시 떨어지며 발생한 '초고온 리에트리(재입고)' 현상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대기 온도가 순간적으로 오븐 속 수준인 수백 도까지 치솟았으며, 지상의 모든 숲이 동시에 불타오르는 기절초풍할 광경이 펼쳐졌다.
1.6.5 포유류의 대격변적 반전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1억 6천만 년 동안 포유류는 밤중에 숨어 다니며 곤충이나 잡아먹는 쥐 크기의 눈치밥 먹는 신세였다. 그러나 멸종의 운석은 크고 당당한 공룡들에게는 재앙이었지만, 땅속 굴을 파고 숨을 수 있었던 소형 포유류에게는 생애 최고의 기회가 되었다. 경쟁자이자 포식자였던 공룡이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포유류는 비어버린 생태계의 주인으로 등극했고 이는 먼 훗날 인류라는 종이 탄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