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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날에는 왜 비행기 이착륙까지 멈출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간 동안 소음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시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통제하는 대한민국 특유의 국가적 조치이다.

수능 날에는 왜 비행기 이착륙까지 멈출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간 동안 소음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시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통제하는 대한민국 특유의 국가적 조치이다.
Milan Nykodym from Kutna Hora, Czech Republic · CC BY-SA 2.0 · Saab JAS-39 Gripen of the Czech Air Force taking off from AFB Čáslav.jpg
1. 수능 날에는 왜 비행기 이착륙까지 멈출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간 동안 소음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시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통제하는 대한민국 특유의 국가적 조치이다.
1.1 개요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당일에는 대한민국 전역의 교통이 통제되며, 그중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조치 중 하나가 바로 '항공기 이착륙 통제'이다. 수능은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인생 경로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험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수험생에게 최적의 시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공중 소음까지 통제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해외 언론에서도 이를 취재하며 한국의 독특한 수능 문화와 교육열을 조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1]BBC, 르몽드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 수능 날 비행기 이착륙 중단과 경찰의 수험생 수송 장면을 매년 '한국 특유의 기이하고 놀라운 풍경'으로 취재해 보도한다.
1.2 소음 통제의 목적: 영어영역 듣기평가
비행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수능 3교시 영어영역에 포함된 듣기평가 때문이다.
영어 듣기평가는 오후 1시 10분부터 1시 35분까지 약 25분간 진행된다. 듣기평가는 한 번 놓치면 다시 들을 수 없고, 작은 소음에도 수험생의 집중력이 크게 흔들리거나 문제의 음성이 묻힐 위험이 있다. 특히 항공기가 창공을 가르며 발생하는 소음은 암성 소음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시험장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시험장 주변의 소음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 시간대를 '비행금지시간'으로 설정하여 운영한다.
1.3 통제 범위 및 운항 조율
통제 시간은 영어 듣기평가 시간인 25분에 더해 앞뒤로 여유 시간을 둔 오후 1시 5분부터 1시 40분까지 총 35분간이다.[2]국토교통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통제 시간 동안 비상 및 긴급 항공기를 제외한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다.
이 시간 동안에는 비상 항공기나 긴급 환자 수송용 헬기 등을 제외한 모든 민간 및 군용 항공기의 이착륙이 엄격히 금지된다. 이미 공중에 떠 있는 항공기라 할지라도 이 시간대에는 목적지 공항에 착륙할 수 없으며, 고도 3km 이상의 안전한 관제역(지상 소음 영향이 없는 상공)에서 대기하며 회전 비행을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수능 당일 항공기 운항 일정은 사전에 전면 재조정되며, 해당 시간에 걸리는 비행편은 출발 및 도착 시간이 앞뒤로 지연된다. 항공 관제사들 역시 이 35분간은 상공에 대기 중인 비행기들을 관리하느라 매우 긴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1.4 항공 이외의 추가적인 소음 통제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는 지상 교통수단과 일상 생활 소음 역시 강하게 제재받는다. 시험장 주변을 지나가는 버스나 열차 등은 서행 운행을 해야 하며, 경적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다. 또한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의 협조로 시험장 인근의 공사장 소음 작업이 중단되고, 군부대의 사격 훈련이나 이동 훈련 역시 금지된다. 지상과 공중을 막론하고 대한민국 전역이 약 35분 동안 '적막' 상태에 들어가는 셈이다.
1.5 사회적 의미
수능 날 비행기 이착륙 통제는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수험생을 배려하는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집단적 약속으로 기능한다. 항공사와 공항 철도, 승객 모두가 비행기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당연하게 감수하며, 이는 수능이라는 국가적 이벤트가 가진 특수성과 무게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 여담
2.1 대한민국 전 공역의 비상 통제 (전국적 항공 마비)
수능 당일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간(13:10~13:35, 총 25분) 동안은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령에 의해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전국 모든 공항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다. 이 시간에 한반도 상공에 진입한 모든 항공기는 비행을 멈추고 지상 3km(10,000피트) 이상의 고도에서 대기(Holding)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비행 중인 기내에서 "수능 듣기평가로 인해 상공에서 선회합니다"라는 기장 방송을 듣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년 중 유일한 날이다. 긴급 구급 항공기나 군사 작전용 항공기를 제외하면 대통령 전용기조차 예외 없이 상공에 묶이게 된다.[3]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 역시 외교 일정이 있더라도 수능 듣기평가 시간대에는 이착륙을 피하도록 운항 일정을 조정한다.
2.2 주한미군 및 한미연합군 항공 작전 전면 중단
이 통제는 한국군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한미 공군의 F-16 전투기 출격이나 헬기 이동은 물론, 오산공군기지(K-55)와 평택 캠프험프리스(K-6)의 모든 항공 작전이 일시 중단된다. 한미연합연습 기간과 수능일이 겹칠 경우, 주한미군사령부는 해당 시간대의 사격 훈련과 항공 훈련 일정을 전면 수정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단 한 명의 수험생도 소음으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주한미군 측의 협조다.
2.3 국제 항공업계의 전용 비행 스케줄 편성
세계 항공업계의 시공간 표인 'ABC 항공시간표(ABC World Airways Guide)'에도 수능 통제 시간이 반영된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한국행 노선의 운항 스케줄을 계획할 때 이 25분의 통제 시간을 사전에 계산하여 편성한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외항기들이 통제 시간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비행 속도를 줄이거나(Slow Speed Flight), 출발지 공항에서 조기 출항 혹은 지연 출항하는 등 전 세계 항공사들의 운항 관리사들이 한국의 시험 일정에 맞춰 머리를 싸매는 풍경이 연출된다.
2.4 유령 승무원과 항공사 손실 비용
듣기평가 시간 동안 지상에 묶인 항공기들은 엔진을 끄고 대기해야 하므로, 공항계류장(Apron)과 활주로는 서 있는 비행기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항공기 연료 소모, 체류 시간 증가에 따른 지상 지원 비용 등 항공사들이 부담하는 직·간접적 경제 손실만 수억 원에 달한다. 또한 이 시간에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상공을 빙빙 도는 비행기 안의 승무원과 승객들은 창밖으로 아무도 없는 활주로와 조용한 공항을 바라보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2.5 듣기평가 잔여 시간에 따른 '빛의 속도' 착륙 작전
13시 35분, 통제 해제 알림이 울리는 순간 인천/김포 통제탑과 비행기 조정석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대기 고도에 묶여 있던 십수 대의 항공기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착륙 승인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항공교통관제사들은 공중 충돌을 막으면서도 가장 효율적으로 비행기를 지상으로 내리기 위해 일종의 '항공기 정체 해소 작전'을 펼친다. 통제가 풀린 직후 10~20분간은 대한민국 공역에서 가장 조밀한 간격으로 비행기들이 활주로에 꽂히듯 착륙하는 장관이 펼쳐진다.[4]통제 시간이 끝나자마자 상공에서 대기하던 비행기들이 잇따라 착륙하면서 이 시각 실시간 항공기 추적 앱(Flightradar24)에는 제주 및 인천 상공에 비행기 궤적이 도넛 모양으로 겹쳐 보이는 기현상이 관측된다.